▲ 11월 22일 여의도에 위치한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언론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1일 언론노동자 전면 총파업'을 선언했다(사진출처 : 미디어스)


12월 1일, 조중동 방송 개국 쇼를 바라보며..

이주현(경기민언련 공동대표)

MB 정부의 특혜로 태어난 이른바 조중동 방송이 12월 1일 개국쇼를 한다. 조선(TV 조선), 중앙(JTBC), 동아(채널A), 매경(MBN) 등 종합편성방송사는 오는 12월 1일 합동 개국식을 개최하기로 하였다. 아직 채널 배정도 받지 못했지만, 소녀시대까지 동원한 생방송을 홍보하며 개국쇼를 준비하고 있다. 이 날 개국 쇼에는 이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인사 6,000여 명이 초청되었다. 당연 야당 대표와 관계자들도 포함되어있지만, 민주당을 제외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은 지난 11월 21일 불참 결정을 하였다. 민주당도 이러한 불참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지만, 끝까지 지켜 볼 일이다. 이미 불참을 결정한 야 3당과 민주당은 지난 4.27보궐선거 때 시민사회와 작성한 정책연합 합의문에서 조중동 종편에 대하여 ‘태생부터 위헌, 위법적인 방송’으로 규정하고, 선정 과정의 위법, 특혜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혜를 바로 잡을 방송법 개정 등을 명시한 바 있다. 
 
조중동 종편은 MB정부의 출범부터 사실상 시작된 셈이다. 신문시장의 위기와 이에 따른 영향력 하락을 막기 위해 조중동은 방송진출을 꿈꿨지만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신문사의 방송 진출을 원천적으로 금지한 신문, 방송 관련법을 뜯어 고쳐야 했다. 이를 위해 조중동은 자신들의 뜻을 관철할 우호적인 정당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와 편파보도를 자행해 왔고 그들의 구도대로 2007년 대선과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행정권력과 의회권력을 장악하게 되었다. 조중동에 대한 부채의식을 갖고 출범한 MB 정부는 조중동의 방송 진출과 그들을 통한 언론 장악을 위한 시나리오대로 조중동 방송은 탄생한 셈이다. 예상대로 미디어법은 한나라당 단독 날치기로 처리되었고, 전문의약품 광고 허용, 황금채널 연번제, 의무재전송 등 기존 방송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엄청난 특혜로 조중동 종편을 밀어줬다. 한국 방송 역사상 이렇게 노골적으로 정부가 나사서 민영 방송사를 지원해준 적이 있었는가? 황금채널 연번제를 강요받은 SO 관계자는 이를 두고 “방통위가 흥분하고 설치고 무지막지 하게 나서는 이유를 모르겠다”(경향신문)고 토로한 바 있다. 
 
 방송사와 권력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SO관계자가 그 이유를 모를 리 없다. 비판과 견제 감시라는 신성한 기능과 역할을 부여 받은 언론이 권력이 한통속이 돼서 돌아가는 꼴을 두고 내뱉은 한숨일 터이다. 
 
 이러한 조중동 방송의 개국쇼에 개념 없는 연예인들이 들러리 서는 것이야 그렇다 치고, 이를 한국언론사의 치부로 규정한 야당이 불참하는 것은 백번 옳다. 동종 업종의 개국 쇼를 바라보며, 권력의 주구로 전락한 한국 언론의 현실을 슬퍼하고 개탄하며, 언론인으로 펜과 마이크를 놓고 아스팔트에 선다는 것은 이 땅에 아직은 저널리즘이 살아있음을 보게 하는 희망이다. 비록 소수라도 저들의 양심과 진정한 저널리즘을 향한 외침은 결국 불법을 심판하고 특혜를 바로 잡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인간 심연 깃든 진리와 양심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조중동 방송 개국쇼를 한다는 그 날, 12월 1일은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지 63주년 되는 날이다. 1948년 친일파들이 득세한 가운데 출범한 대한민국정부에서는 독립 운동가들을 색출, 소탕할 목적으로 제정한 일제의 '치안유지법'을 근간으로 만들어진 국가보안법, 그 법의 제정의 취지는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 법이 대한민국을 지켰다고 생각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오히려 그 법으로 인해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자유와 인권을 유린하고 부패한 정권의 정권유지 수단으로 악용되는 역사적 과오를 저질렀음을 사법부에서 시인하고 사죄한 바 있다.
 
 친일잔재가 득세한 왜곡된 현실 속에서 등장한 국가보안법, 강자 추종이라는 한국적 보수의 첨병 노릇하는 조중동 방송의 출현을 알리는 개국 쇼가 같은 날인 12월 1일이라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우연이라 해야 하나 필연이라 해야 하나. 환장 할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