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참세상


'일자리 나누기'가 유일한 희망이다!
 
박정근(경기민언련 운영위원)

1년 가까이 끌어오던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가 기적처럼 지난달에 노사합의로 타결되었다. '희망의 버스'로 상징되는 시민사회의 연대, 기업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사상 초유의 국회 청문회 개최 등을 거친 한진중공업 사태 타결은 그동안 기업들이 '경영상 필요'를 들어 남발해 온 정리해고에 사회적 제동을 걸었다는 큰 의미를 남겼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 정리해고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19번째 사망자가 나왔을 만큼 정리해고자와 가족들은 정리해고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상시적 해고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쌍용차 정리해고자들은 죽지 않고 살기 위해 공장 앞에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일명 '희망텐트'다. 평택시청과 경찰은 도로교통법 운운하며 강제철거를 몇 차례 시도했으며 호시탐탐 강제철거를 노리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또다시 산 자들을 동원하며 공장 밖까지 대청소를 시키고, 공장 안에서는 '외부세력 물너가라'고 궐기대회를 갖기도 하였다.

공장안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산 자와 죽은 자로 갈라놓고 분열과 갈등을 반목하게끔 한 것도 모자라서 또다시 충돌을 유도하고 있는 회사 측의 대응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죽지 않기 위해 텐트를 친 막다른 골목에 와 있는 노동자들이 물러날 곳은 더 이상 없다. 아니 죽음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이들에 대한 억압과 탄압을 당장 중단해야 하는 이유이다. 

쌍용차 희망텐트촌은 추운 겨울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무급휴직자 1년 뒤 복귀’와 ‘생산물량에 따른 순환배치’를 약속했던 2009년 8·6 노사 대타협대로라면 무급휴직자들은 작년에 복직했어야 하지만 해고자가 아니기 때문에 퇴직금이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고, 다른 회사로 취업할 수도 없다. 

정리해고로 실직이 된 노동자와 희망퇴직자들은 새로운 일자리로의 취업을 시도했지만 쌍용차 출신이라는 사회적 낙인으로 임시직, 일용직, 대리운전으로 내몰렸다. 쌍용차는 영업적자니, 생산량이 많지 않다느니 하면서 복직을 미루고 있지만 대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주간연속2교대제'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공장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잔업이나 특근 등 추가근무를 중단하고 일하는 시간을 나누면 신규 일자리가 생긴다. 공장에서 가장 잘 돌아가는 라인을 우선적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로 전환하면 채용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잔업이나 특근을 해서 벌었던 임금(수당)은 당분간 줄어들 수 있지만 서로 고통분담하는 것은 함께 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사회적 안전망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정리해고를 남발하면 절망적 자살의 막다른 길로 몰리게 된다는 것을 19명의 쌍용차 동료와 가족을 보며 확인했다. 쌍용차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 나가야 한다.

대공장 정규직에게 보장되어 있는 기업별 복지는 사회적 복지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비정규직과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 또는 실업과 해고로 기업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사회복지, 국가복지를 늘려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대기업의 입장만을 앵무새처럼 대변해왔던 조선일보를 비롯한 찌라시들은 왜 말이 없는가?
2009년 조선일보(2.11), 중앙일보(2.16), 동아일보(1.22)는 사설에서 고통을 분담하며 일자리를 나누면 함께 살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