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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언론에 시비걸다

주간연속2교대가 대안이다!

박정근(쌍용자동차 노동자/경기민언련 운영위원)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11월말이면 첫눈이 내리는 시기다. 겨울을 맞이하는 이른 아침부터 쌍용차 출입문에는 해고된 동료들이 선전물을 나눠주고, 피켓을 들고 서 있으며, 김밥을 팔고 있다. 김밥은 매주 수요일 출‧퇴근길에 공장 출입문에서 공장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소통하기 위해 밤새 싸왔다고 한다.

77일 공장점거농성으로 신분이 전환된 정리해고자 일부(무급자)는 올 3월에 복직하여 주‧야간 교대근무와 한층 강화된 노동 강도 및 장시간 노동을 온몸으로 견뎌내며 해고된 동료들의 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2009년 쌍용차는 정리해고로 인한 노노갈등과 노정간 전쟁 아닌 전쟁을 치루었다. 연일 바쁜 생산일정 속에서 잊고 싶어도 공장으로 출퇴근 할 때마다 출입문에서 만나게 되는 분양소와 해고된 동료들은 늘 미안하고 불편한 심기를 건드린다.

쌍용차는 최대생산 및 최대매출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면서 올 2분기부터 영업이익을 연속적으로 내고 있다. 50% 가까운 동료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노동 강도를 높여 이룬 성과물이다. 아웃도어 열풍 등 소비자들의 쌍용차 주문이 늘어나면서 공장을 최대한으로 돌려도 차량인도까지는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공장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풀잔업과 풀특근으로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있다. 물리치료를 받아야만 노동을 할 수 있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누적된 피로감을 견뎌내지 못하고 노출되는 산재 및 공상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대우차 등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심야노동을 폐지하고 '주간연속2교대' 근무제를 도입해서 시행하고 있다. 도입초기에 부작용 등 혼란이 있었으나 예상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정착해가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 완성사들의 근무제 변경은 부품 및 협력업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자동차 산업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주야맞교대 근무자가 주간근무만 하는 노동자보다 수명이 13년 짧다는 독일수면학회 보고와 심야노동이 납이나 자외선과 동급인 2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2007년 국제암연구소 발표결과까지 소개한

<MBC 시사매거진 2580 화면캡쳐>

 

평균연령이 고령화되고 있는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장과 현실화되고 있는 통상임금 확대기류는 생활임금을 대폭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 심야노동으로 유지 및 성장해왔던 자동차산업이 적정노동시간으로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환경을 맞이하고 있는데 쌍용차라고 비켜갈 수는 없다.

쌍용차도 현재 TF팀이 꾸려져 생산계획을 조정 및 확대시키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인력채용의 방안도 함께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한시적인 주‧야간 교대근무가 아닌 미래지향적인 '주간연속2교대'가 현실적인 방향이며 대안이다. 일급제는 월급제로, 장시간 노동을 1일 8시간 노동으로 전환하면 지금 당장 해고된 동료들을 현장으로 복귀시킬 수 있다. 밀린 물량도 빠른 시일 내에 해소하고, 서로의 아픈 상처도 함께하는 노동으로 사람중심의 살맛나는 일터로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