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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지역이슈

MBC 뉴스의 외국인 노동자 보도, 의도적으로 왜곡해

▲ 지난 6월 1일에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기사(MBC 캡쳐)


지난 6월 1일 
MBC 뉴스데스크에 <식민 지배 반감에‥인도네시아인 집단 폭행>라는 제목의 뉴스가 보도되었다. 내용은 지난 4월에 경기도 안산에서 동티모르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인도네시아인 2명을 "과거 식민지배 역사를 둘러싼 민족감정 때문에" 집단 폭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MBC 이남호 기자가 보도한 이 뉴스는 사실과 다소 다르게 왜곡된 것으로 밝혀졌다. 안산이주민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단순히 술을 먹고 사소한 시비가 폭행으로 이어진 단순폭행사건을 민족감정으로 인한 조직적인 폭력으로 과장하여 표현하였고, 실제와 다른 점도 많다는 것이다. 보도 내용과 다른 사실은 다음과 같다.

1. 술집에서 술을 마신 것이 아니라 공원에서 마신 것이다.
2. 동티모르인들이 시비를 건 것이 아니라, 맞은 것에 격분한 것이고, 길에서 만난 사람이 아니라 함께 술을 마시던 사람 중 한명이다.
3. 경찰진술에서도 동티모르인들은 인도네시아인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담뱃불을 든 손으로 기분을 상하게 하였고, 캔맥주로 얼굴을 맞아 화가 나서 그랬다고 진술하였다.
4. 자막처리가 잘못되었다. 자막에는 "옛날에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로부터 지배를 받아 평소 감정이 좋지 않습니다."라고 되어 있으나, 실제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에는 같은 나라였는데 지금은 따로 떨어져 있다."


▲ 하지만, 이 기사는 의도적으로 왜곡 편집되어 있다.(MBC 캡쳐)


결국, 술을 마시고 사소한 시비로 인해 벌어진 단순 폭행사건을 이주민들의 국적을 이용하여 민족감정으로 인해서 벌어진 싸움으로 확대하여 보도한 것이다. 특히 자막처리에 있어서 실제로 발언한 내용을 왜곡하여 방속국이 의도적으로 편집하여 넣은 내용은 문제가 심각하다. 더구나,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많은데 자기들은 적으니까 피해를 본다고 생각한 거죠."라는 경찰청의 자의적인 판단을 인터뷰 내용으로 집어 넣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 지난 6월 2일에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기사(MBC 캡쳐)


이뿐만이 아니라, MBC 이남호 기자는 6월 2일에도 <외국인 범죄 심각‥민족 간 갈등에 조직적 폭력>라는 제목의 뉴스를 또 보도했다. 기자는 2010년 10월에 벌어진 스리랑카 사건을 다시 들춰내며, 앞서 말했던 4월에 벌어진 인도네시아건을 동시에 다루면서, "최근 외국인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서인지 행인이 뜸하고 밤거리는 다소 을씨년스런 분위기입니다. 밤늦게까지 장사하는 사람들도 불안한 표정들입니다."라고 의도적으로 우범지역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또한 "여기가 무법천지라니까요. 이 동네 자체가.. 여기는 경찰서 하나 더 생겨야 해요."라는 주민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러한 내용을 확대 재생산했다.

결국 외국인 범죄에 대한 이번 MBC뉴스의 보도는 비록 실제로 벌어졌던 폭력 사건을 바탕으로 했지만, 그 내용을 더욱 과장하고 왜곡하여 표현했으며, 더구나, 실제로 발언하지 않은 내용을 자막으로 내보내는 등 외국인에 대한 부정성을 부각시켰다.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확대재생산하여 이주민들을 왜곡된 이미지로 얼룩지게 만들었다.
 
이는 사실에 대해서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경기도 지방경찰청의 보도자료만을 그대로 가져다가 받아쓰기 식의 기사를 작성한 언론의 문제이다. 이에 대해 MBC 뉴스는 이주민들에게 명백히 사과하고, 정정보도를 해야 할 것이며, 기자로서의 자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