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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지역이슈

OBS 또다시 조직개편 예고, 노조는 문제제기

▲ OBS 김종오 대표이사(사진 : 한국방송기자클럽)

OBS 김종오 사장이 또다시 조직개편을 예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30일 OBS 희망조합지부는<무엇을 위한 조직개편, 인사발령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조직개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김종오 사장이 취임한지 15개월도 안 돼 무려 9차례, 올해에만 5번의 조직개편으로 잦은 인사이동이 있었다고 한다. 더구나, 조직개편에 어떠한 정책적 기조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이번 인사이동에 보도국장과 편성국장을 새로 임명하는데,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이 국장직을 수행할 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보도국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수원시장 후보 대변인을 맡았던 전력이 있어 OBS 뉴스의 신뢰도와 회사의 위상이 떨어질 것이라고 제기했다. 

OBS 희망조합지부는 수차례 회사에 비전제시를 요구했지만, 답변은 없었고 
대표이사는 약속된 노사협의회마저 취소하며 대화조차 외면했다고 전했다. 

[성명서 전문]
무엇을 위한 조직개편, 인사발령인가?

오는 9월 1일자로 또다시 조직개편이 예고됐다. 김종오 사장 취임 15개월도 안 돼 벌써 9번째, 올해 들어서만도 5번째다. 취임 후 평균 한 달 반 만에 한번 꼴로 조직도를 다시 그리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조직개편은 필연적으로 잦은 인사이동을 불러온다. 보직 이동 및 선임이 너무 잦아 오히려 업무의 연속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간부들의 눈치 보기가 극성을 부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무 효율을 기하기 위한 조직개편이 오히려 비효율을 양산하는 것이 되고 말았다. 이는 대표이사 스스로 자초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조직개편이 잦은 것도 문제지만 내용은 더 심각하다. 조직개편은 모름지기 그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작년 6월 취임 후 김종오 대표이사가 단행한 조직개편을 보면 중장기적으로 일관된 정책 기조를 읽기는 어렵고 시행착오만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임기의 절반을 지나는 동안 시행착오만 반복하고 있다면 이는 경영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더구나 그동안 경영부문과 지역총국을 포함한 보도부문에 조직개편이 집중되어 왔지만 평가는 없었고 정책실패에 따른 책임규명은 더더욱 없었다. 대표적인 조직개편 실패 사례는 지역 총국이 잘 보여주고 있다. 지역뉴스를 강화하겠다는 애초 취지를 현재 뉴스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배치됐던 인력도 모두 철수되었다. 설상가상 이를 총 지휘했던 당시 부사장은 얼마 전 회사를 그만두고 나갔다. 시설, 규모, 내용 모두 지역총국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인지 민망한 수준이다.

이번 인사에도 문제가 많다. 현재까지 노조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 보도국장과 편성국장 자리를 보직 선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후보자로 운운되는 사람들의 면면이 국장직을 수행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 중 한 명은 이미 제작국장 시절 그 능력의 한계로 대표이사 스스로 보직 해임한 바가 있다. 다른 한 명은 보도국장 직을 수행하기에 치명적인 허물이 있는 인물이다. 뉴스의 공정성 시비를 불러올 수 있는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좁은 인재풀로 회전문 인사, 보은인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재를 능력 위주로 적재적소에 잘 쓰고 있는지, 기회는 균등하게 부여되고 있는지, 이러한 인사의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매우 회의적이다.

특히 보도국장 보임 부분은 따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경영기획실장이 보도국장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소문이 사내에 파다하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자존심 하나로 버티는 기자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다. 경영기획실장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수원시장 후보 대변인을 맡았던 전력이 있다. 단 며칠에 불과했다는 본인의 해명이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기간이 아니라 기본 소양의 문제이다. 언론인의 책무를 굳이 덧붙일 필요도 없다. 이런 전력을 가진 사람을 보도국장으로 앉혀서야 OBS 뉴스의 신뢰도와 회사의 위상이 어떻게 되겠는가? 고위 공직자도 과거의 부적절한 처신이 문제가 되어 ‘낙마’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물며 이를 비판해야 할 언론사 보도국장의 전력으로는 누가 봐도 부적절하다. 어느 모로 보나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간부의 능력과 자질도 문제다. 그간 취재 일선에서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 업무 공백이 길다. 데스크로서의 경험도 짧고 정치․사회 등 ‘중앙 출입처’에 대한 경험이 사실상 전무해 현재 보도국을 제대로 지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때문에 이제 역외재송신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역을 감당해야 할 보도국 수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자연히 일고 있다. 더구나 경영기획실장을 하면서 “경영기획실장 자리가 얼마나 센지 보여 주겠다”는 등 언론사 간부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할 폭압적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그의 이런 언행은 가뜩이나 소통이 중요한 보도국에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지 심각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보도국장은 방송사의 꽃이나 다름없는 요직이다. 보도의 공정성은 물론이고 능력과 자질을 두루 겸비한 인물이 선임되어야 마땅하다. 더구나 최근 하루가 멀다고 기자들이 이탈하는 보도국 상황에서는 능력과 자질, 덕망과 리더십을 고루 갖춘 인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경영기획실장의 보도국장 임명은 그야말로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수차례 회사에 비전제시를 요구해 왔다. 대표이사의 목표가 무엇이고 OBS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고민이 있으면 함께 나누고 계획이 있으면 설명을 하라고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요구는 메아리조차 돌아오지 않았고 대표이사는 약속된 노사협의회마저 취소하며 대화조차 외면했다. 비전 제시 요구에 입 닫고 사원들의 고통과 아우성에 귀 닫은 채 독불장군식 조직개편을 일삼는 김종오 사장에게 더 이상 합리와 이성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인가? 지금 OBS는 조만간 대규모 증자가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 앞서 단행되는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라면 누가 봐도 탄탄하고 합리적이며 방송사로서의 격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이에 우리는 김종오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문제된 인사들에 대한 보직 임명을 재고하라.
- 능력 있는 인재를 두루 등용하라.
- 유능한 외부 인사 영입에도 적극 나서라.
- 노조와의 성실한 대화에 즉각 임하라.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노조는 OBS가 경인지역 대표 방송사로서 건전하고 튼실하게 커 갈 수 있도록 OBS를 바로세우기 위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끝)

2011년 8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