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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민언련 입장/성명서/논평

경기민언련 주점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사과를 드리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경기민언련 주점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사과를 드리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9월 29일 진행된 경기민언련 10주년 후원주점은 단지 경기민언련만의 행사가 아니라 지역의 시민단체들과 함께 연대하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경기민언련의 힘으로만 진행된 행사가 아니라 다른 단체 회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무사히 치룰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함께하여 화합하고 연대하는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사건의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사건경위> 참고.) 경기민언련 10주년 후원주점이 있던 9월 29일 밤, 경기민언련의 A회원은 음식을 나르고 주문을 받던 자원봉사자에게 반말이 섞인 막말을 하고 사과를 한다며 손등에 입을 맞추는 등의 행위를 하였습니다. 이는 비록 A회원이 술에 취했다고는 하나,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함부로 행동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행동이었습니다. 이는 동등하고 평등한 인간관계를 성과 나이로 차별하려는 청산해야 될 유산입니다. 더구나 원하지도 않는 신체접촉을 시도한 것은 그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는 잘못된 행동이었습니다.

이에 경기민언련은 후원주점을 주최한 당사자로서 책임을 느끼고, 다산인권센터, 수원촛불,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회원 등 자원봉사에 참여한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경기민언련은 반여성적 문화와 나이에 근거한 권위주의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이러한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으로 경기민언련 총회 등 회원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자리에서 여성주의 교육과 인권 교육을 진행할 것입니다. 또한 다산인권센터와 함께 지역의 시민단체들에 제안하여 재발 방지와 인권문화 확산을 위한 각종 교육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사회에서 나이와 성차로 인한 권력관계의 문제는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깊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바라는 시민단체로서 이러한 문제는 함께 해결해나가야 하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다산인권센터, 수원촛불,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회원 등 자원봉사에 참여한 분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1년 11월 28일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사건경위>

◎ 경기민언련 후원 주점에 찾아온 사람들의 행동
경기민언련의 후원주점에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일했다. 그 중엔 청소년활동가들과 대학생들이 있었다. 우리는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하고 음식을 나르는 등의 일을 했다. 그 과정에서 몇몇 회원들이 주문을 받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반말을 하곤 했다. 몇몇 자원봉사자들에게 “야, 여기 와서 주문 좀 받아봐”라고 말하는 회원도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반말을 듣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손을 잡고 주문을 하는 등 원치 않는 신체 접촉도 일어났다. 
후원주점은 말 그대로 그 단체를 ‘후원’하기 위한 주점이다.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대접을 받기 위해 오는 곳이 아닌 것이다. 일하는 사람, 어린 사람, 여성들을 접대하는 사람으로 취급한다면 이것은 후원주점에서만의 문제 또한 분명히 아니다. 

◎ 경기민언련 A회원의 행동
1. 9월 29일, 경기민언련 후원주점에서 마무리 정리를 해야 할 시간이었다. 자원봉사자 중 한 명(이하 B)이 남아있는 각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정리 좀 부탁드릴게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자 한 테이블에 앉아있던 A회원이 “아, 알았어, 임마. 조용히 해.”라고 말하며 B에게 저리 가라는 듯이 손짓을 했다. 기분이 상한 B는 다른 자원봉사자에게 그 얘기를 전했고, 다른 한명과 함께 사과를 받으러 다시 그 테이블로 갔다.

2. 사실 확인을 한 후, “B가 어려 보여서 그렇게 말씀하셨나본데, 오늘 여기서 일하는 모든 활동가들은 돈도 안 받고 다른 단체 후원주점에 자원 봉사하러 온 것이다. 실수하셨다.”라고 말하며 A에게 정중하게 사과를 요청했고, A는 처음엔 “내가 누구고, 이런 사람이야. 그렇게 기분이 나빴냐.”라며 “술 취해서 그랬던 거지.”라는 식으로 얘기하다가 나중엔 “당신이 그렇게 기분 나빴다면 사과하겠다.”라고 말했다. B는 “그런 식으로 말씀하셔서 기분이 나빴다. 앞으로는 일반 음식점 가셔도 일하시는 분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 그런데 이 때 A가 사과를 하는 과정에서 자꾸만 B의 손을 잡으려 했고, B는 당황스러워했다. 그러다가 거의 마지막에 “B는 이름이 뭐냐”고 물어봐서 B가 자기소개를 했고, A가 “우린 다 같은 편이지 않냐.”라고 말했고, 그 때 다른 한명의 자원봉사자가 A가 앉아있던 테이블을 치우느라 뒤를 돈 순간, A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B의 손을 잡고 손등에 입술을 갖다 댔다. B는 깜짝 놀라서, “뭐하시는 거냐”라고 말하며 손을 잡아 뺐고, A는 “왜 그러냐. 너도 해라.”라고 말했다. 그 자리에서 B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제대로 의사표현을 하지 못했지만 그 상황은 너무나 불쾌했고, A가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정리가 거의 다 끝났을 때, 짐을 챙기고 있는 B를 보면서 A가 다시 한번 미안하다면서 악수를 청하며 또 손을 덥썩 잡았다. B는 손을 잡고 싶지 않다고,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자 A는 “손 잡는 게 그렇게 큰 문제냐” 라고 말했다. 술에 취한 것은 어떤 상황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술에 취했을 때의 그 행동이 올바른 행동이라 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