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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민언련 입장/성명서/논평

경기지역 일간지에서 모르쇠로 일관한 5.18 (5월 18, 19일 경기지역 일간지 보도 논평)

5월 18, 19일 경기지역 일간지 보도 논평


경기지역 일간지에서 모르쇠로 일관한 5.18


 35년 전 광주. 그 곳에는 군부 쿠테타 세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친 민중의 함성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외침에 언론들은 군부의 총칼 앞에 굴종하여 침묵하거나 왜곡을 했고, 그들의 절규를 듣지 못한 국민들은 반응할 수 없었다. 오직 쿠테타를 일으킨 군부독재 세력만이 그 외침에 반응했고, 이들의 외침은 총∙칼과 군화발 아래 지워졌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5월 18일. 경기지역 일간지는 침묵을 했다.

 우리 역사에서 5.18 민주화운동(이하 5.18운동)이 지니고 있는 지점은 매우 크다. 5.18재단에서 조사한 자료(현대리서치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5.18 운동에 대해 일반국민들은 민주화와 관련한 우리나라 역사적 사건 중 가장 관심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5·18민주화운동’(54.8%) > ‘4·19혁명’(25.4%) > ‘3·15의거’(5.6%) > ‘4·3사건’(3.1%) > ‘6·10항쟁’(2.5%) > ‘부마항쟁’(2.4%) > ‘2·28민주운동’(1.7%)).

 하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정부와 일부 종편들의 자세는 우리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정부는 올해도 5.18운동 추념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제창을 불허했고, 일부 여당 정치인은 아예 기념식 당시 노래를 부르지도 않았다. 그리고 일부 종편을 비롯한 인터넷 공간에서는 북한군 개입설과 같은 왜곡보도를 일삼고 있다. 특히 인터넷 공간에서의 왜곡은 더욱 심각해서 5.18 운동에 대한 비방∙왜곡이 전체 자료 중 57.9%나 됐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결과는 5.18운동에 대한 인식 조사를 통해 잘 드러난다. 앞서 언급한 조사 결과 중 ‘5.18 운동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에 기여한 운동’이라는 답변이 57.4%로 가장 높았으나, ‘광주·전남 지역에서 발생한 군부에 대한 저항운동’(31.9%)이라는 답변과 ‘불순세력이 주도한 폭력사태’(8.4%),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1.2%)이라는 답변도 상당부분 나왔음을 알 수 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5.18운동에 대해 바른 인식을 하고 있지만 일부 종편과 인터넷 공간에서의 비방, 왜곡으로 인해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하지 못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많은 국민들은 제창과 합창이 왜 문제가 되는지, 5.18운동은 왜 일어났으며,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하게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적어도 오늘 하루라도 이를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었다.
 언론의 역할은 역사를 바로 기록하고, 기록한 역사를 바르게 전하는 것에 있다. 하지만 경기지역 일간지는 5.18운동을 비롯해 5.18운동 기념식에 대해 한 신문사만 전야제에 참석한 여∙야 대표만을 지면 보도했을 뿐 다른 보도는 없었다. 이는 경기지역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국민들에게 바른 역사를 알리는 언론의 기본 업무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 경기지역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잘 이행하는 언론사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