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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언론에 시비걸다

소셜테이너 금지법, MBC 김재철 사장이 문제다

▲ 한진중공업 노동자를 응원하는 '희망버스'에 참여한 김여진씨(사진출처 : 민중의 소리)


MBC가 새롭게 만든 심의규정에 의해 김여진 씨의 출연이 무산됐다. 일명 ‘소셜테이너’[각주:1]인 김 씨는 최근 한진중공업 노동자를 응원하는 ‘희망버스’에 직접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해왔다. 올해 초에는 해고된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농성투쟁을 도와주며, 소셜테이너라는 단어를 익숙하게 만든 것도 그녀다. 

지난달 27일 MBC는 김 씨가 7월 18일부터 <손석희의 시선집중> ‘정치·사회·문화 분야 진보 대 보수 토론’에 패널로 격주로 출연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바 있다. 하지만 이틀 뒤인 29일, 임원회의에서 ‘결정되지 않은 사실’을 홍보했다며 이우용 라디오본부장과 이진숙 홍보국장을 문책했다. 더구나 7월 13일에는 이사회를 통해 심의규정을 변경해, 쐐기를 박았다. 이사회는 ‘사회적 쟁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고정 출연자는 출연을 제한한다.’는 규정을 새롭게 만들었다. 또 고정출연자는 1주일에 1번 이상 출연하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던 MBC 규정을 없애버렸다. 이른바 ‘소셜테이너 금지법’을 통해 격주로 출연하는 김 씨의 출연을 막아버린 것이다.
 

▲ MBC의 '소셜테이너 금지법'에 항의하며 '삼보일퍽'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는 탁현민 교수(사진출처 : 민중의 소리)


MBC의 이러한 행태에 다양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탁현민 공연기획자 겸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자신의 트위터(@tak0518)에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법’에 항의하기 위해 MBC 정문 앞에서 ‘삼보일퍽’ 퍼포먼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소설가 공지영, `시사인` 고재열 기자, 영화제작자 김조광수, 문화평론가 김규항, 성공회대 김창남 교수, 서울대 조국 교수, 음악평론가 김작가, 영화감독 여균동, 시사평론가 김용민, 작가 지승호, 세명대 제정임 교수, 소설가 이외수, 배우 문성근 등은 MBC 출연을 거절하겠다고 밝혔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소셜테이너란 society + entertainer 의 합성어로 '사회적 발언을 하는 연예인' 이라는 뜻이랍니다. 연예인은 언론의 자유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이 MBC의 견해인 셈인데요.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방송국도 있습니까”라는 트윗을 올리며 강하게 비판했다.

▲ 김재철 MBC 사장이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였던 김미화씨에게 직접 하차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현관 앞에서 MBC 노조원들과 라디오 PD들이 김미화의 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출처 : 오마이뉴스)


작년 2월 MBC의 새로운 사장으로 김재철 씨가 임명된 뒤, MBC는 언론의 공공성을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시사·다큐 프로그램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를 시청률과 종합편성채널 도입에 대비한 경쟁력을 이유로 폐지했다. 또한 PD수첩이 민감한 문제를 다룬 경우에는 자주 연기되었으며, 심지어 지난 5월에는 2명의 시사제작 PD가 지방 근무 발령을 받았다. 또한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던 김미화 씨도 퇴출되었다. 여기에 ‘소셜테이너 금지법’을 만들어 사회적 쟁점에 대한 발언을 완전히 막아버린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의한 언론장악으로 인해, KBS가 공영방송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MBC 또한 낙하산 인사인 김재철 사장에 의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심지어 상업방송인 SBS가 요즘은 가장 공정한 보도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의 발단은 MBC 조합원들이 그토록 반대하던 김재철씨를 사장으로 앉히면서 시작됐다.

MBC에서 가장 먼저 나가야 할 사람은 김재철 사장이다.

  1. Social + Entertainer의 합성어로 사회참여 연예인을 뜻함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