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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언론에 시비걸다

곽노현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 아니면 말고 식은 곤란하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 대해 언론이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 단일화 과정이후 박명기 교수에게 대가성으로 2억을 주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곽 교육감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가성이 아닌 선의로 돈을 건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언론은 곽 교육감과 관련된 뉴스를 대대적으로 생산해내며 교육감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언론의 태도이다. 대다수의 언론이 확정된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확정적인 것처럼 서술하는가 하면,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을 흘리기도 한다. 더구나 이러한 언론의 태도에는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도 한 몫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흘러나오는 검증되지도 않은 이야기들을 언론에게 의도적으로 흘리는 식의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1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www.ccdm.or.kr)은  이러한 언론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언련은 <곽노현 의혹 다루는 조중동, ‘노무현’으로 부족하다?>에서 "대부분 언론들이 곽 교육감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검찰의 ‘흘리기’를 그대로 부각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특히 조중동 수구보수신문들은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을 연일 대서특필하면서 의혹을 ‘기정사실’로 몰아가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 뒤, "설령 곽 교육감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 해도 수사 과정에서 언론들의 무분별한 ‘흘리기’ 보도나 단정적인 보도 태도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27일부터 31일까지 4일간의 신문 보도를 분석하여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민언련은 지난 2008년 10월 '대가성 여부'로 비슷하게 의혹을 받았던 공정택 전 교육감에 대한 언론의 보도와 비교하며 "곽 교육감 의혹에 대해서는 모든 신문들이 공 교육감에 비해 현격하게 많은 보도를 내보냈음을 알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편집에 있어서도 "27일부터 모든 신문들의 1면에서 곽 교육감 관련 보도가 빠지지 않았다. 특히 조중동은 29일부터 연일 1면 톱과 특집 전면기사를 내보내면서 곽 교육감 사태를 집중 부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에 2008년 공 교육감 관련 보도는 8면-12면 사이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더구나 의혹을 기정사실화 하거나 검찰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의혹 제기 기사들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표3]은 이러한 기사를 정리해 놓은 것이다.

결국 검찰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사실이나 의혹을 언론에게 교묘하게 흘려 언론플레이를 하고, 언론들은 이러한 내용을 제대로 취재조차 하지 않은 채 검찰의 이야기를 확정적으로 보도한 기사가 많았다는 것이다.

확정되지 않은 사실이거나 검증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는 보도를 신중해야 하는 언론이 오히려 의혹을 부풀리고 있는 것이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언론의 보도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