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주(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나는 가급적 보수언론은 들여다보지 않는다. 집에 TV도 없기 때문에 뉴스도 안본다. 필요하면 인터넷 검색해서 보는 정도랄까. 왜 안보냐고 묻는다면, 그건 내 수명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라는 건 이제 다 아는 사실. 아시다시피 조중동매로 표현되는 보수언론들 들여다보고 있으면 열불나서 내 수명이 팍팍 줄어드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경기민언련에서 언론비평 칼럼을 써달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쓰레기같은 언론을 들춰봤다. 역시나...이번 칼럼은 목숨 걸고 쓰는 칼럼이다. 이런, 분량도 적은데 서론이 너무 길었다. 본론으로 들어간다.

학생인권조례다. 보수언론들 물어뜯기 좋은 먹잇감이다. 지난해 10월 5일 공포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고, 서울에서도 학생인권조례가 주민발의로 시의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체벌을 못하니 교권추락에다 공부는 뒷전이고 온갖 집회와 불온한 행위들이 만연할 것처럼 호들갑 떨었던 1년 전보다 보수언론을 비롯한 지역언론들의 보도태도가 누그러진 면(?)이 있으나, 여전히 같은 논리의 보도가 지속되고 있다. 몇몇 기사의 헤드라인만 보자.


▲ <경인일보> 10월 5일자 기사


이 분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 쳐다보면서 이러쿵저러쿵 휘갈겨 쓰면서 모두 기사라고 우긴다. 객관을 가장한 치졸한 태클이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지 1년이 됐다. 물론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의 불만은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경인일보 기사에 따르면 도교육청이 학생 6천여명과 교직원 1천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학생의 84%, 교사의 55%가 조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이보다 앞선 설문조사도 있었다. 경기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와 교권보호헌장 시행 100일(지난 6월 27일)을 맞아 공개한 조사 자료(대상: 중고교생 2736명, 교사 3778명,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학생 ±1.86%, 교사 ±1.54%) 결과를 보면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학교와 본인에게 나타난 변화가 어느 정도인가'를 묻는 물음에 '체벌 문제로 선생님과 갈등 상황이 줄었다'고 답한 학생은 82.2%였다. 교사도 64.8%가 '그렇다'고 답했다. '학생인권조례는 앞으로 잘 정착될 것이다'고 보는 응답도 학생 84.6%, 교사 70.7%였다.

물론 설문조사 당사자가 도교육청이란 점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어쨌든 학생인권조례는 학교현장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만은 사실, 언론인들이 좋아하는 팩트 그 자체다. 이런 사실에 대해서는 쥐꼬리만큼 보도하고, 몇몇 사건들을 침소봉대하는 언론의 보도태도, 이젠 지겹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해 경기도학생인권조례 논란이 한창일 때 몇몇 진보적인 언론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언론들이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되면 학교가 온통 혼란의 도가니로 빠질 것처럼 호들갑 떨었던 상황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지역의 생생한 현실은 왜곡하면서 서울학생인권조례가 발의되면 똑같은 논조를 동원해 학생인권조례의 기본적 취지마저 뒤흔드는 보도태도는 시민들의 공감은커녕 스트레스 지수만 높일 뿐이다.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다.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사한테 대들고, 교사의 권위는 추락하고,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자빠져 잠이나 자는데도 손도 못대고 있다고. 이게 현실이라고. 옳은 지적이다. 하지만, 학생인권이라고는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나의 학생시절, 수업시간 자빠져 잠이나 잤던 나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런 문제는 수십년동안 누적되어 온 것이지 겨우 1년밖에 안된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는 엄청난 비약은 현재 학교와 입시제도의 문제를 가리려고 하는 꼼수다. 아주 유치한 꼼수.

학교는 아이들에게 감옥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지겹고, 낡았고, 후졌다. 당신들이 원하는 학교가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학교. 그런 학교를 만들기 위한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가 학생인권조례다. 이것마저 부정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당신들 같은 쓰레기 언론, 가만히 두지 않을 것 같다. 아니, 거들떠도 안 본다. 지금의 학교처럼 많이, 아주 심각하게 후졌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 후진거 싫어한다. 이것이 당신들이 좋아하는 팩트다. 아주 중요한 팩트.

  1. 학교한번가보시면 마음이 달라지실겁니다 ㅋㅋ

  2. 전 학생인권보장으로 인해 교권이 낮아진다는 의견을 참 이해하지를 못하겠습니다.
    제가 말하는 학생인권이란 통제 안 한다고 더 문제될것도 없고 통제 한다고 더 좋을것도 없는 부분에 있어서 통제 받지 않는거, 학생이 억울하게 벌을 받지 않는거, 잘못에 비해 지나치게 심한벌을 받지 않는거, 어느정도의 위생적이고 안전한 환경이 보장되는거, 생리적인것을 적정수준으로 해결할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는거, 다른 사람에 의해서 자기에게 도움되는 있는일을 할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지 않는거라고 봅니다.
    교권이란 학생이 수업시간에 수업을 잘 듣는것, 규정을 잘 지키는것, 교사가 학생에게 크게 잘못을 하고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는게 아니고서야 학생 학부모가 교사 지도에 잘 따르는것을 말한다고 봅니다.
    통제 안 해도 문제없는것을 통제하지 않는다고
    잘못했을때 잘못에 적절한 수준으로 벌을 받는다고
    위생적이고 안전한 환경이라고
    생리적인것을 적정수준으로 해결할수 있다고
    자기에게 도움되는 일 하는것을 막지 않는다고 해서
    학생이 수업시간에 수업을 안 들으며
    규정을 안지키고
    교사는 학생한테 잘못한것도 없고 특수상황도 아닌데 학생 학부모가 교사를 무시하게 된다
    이건 말이 앞뒤가 안 맞습니다.
    그 사람들이 말하는 학생인권이란 무엇이며 교권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설마 학생이 잘못해도 냅두고 학생 마음대로 하면 문제가 생길수 있는데도 학생의 자율권을 위해서 풀어주고 이런걸 학생인권이라고 생각하는건지
    학교나 교사가 본인 마음대로 학생을 대하고 관리하는것을 교권이라고 생각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