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 12월 20일 1면


죽음에 대한 예의
 
임혜경(수원여성회 상임대표)
 
지난 12월 19일 김정일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졌다. 급작스러운 소식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언론들은 김정일위원장의 사망이 가져올 한반도의 위험을 걱정하였다. 
 
비록 언론이 전해준 모습이었으나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보여준 김정일위원장의 소탈하고 유머있는 모습이 떠오르며 한사람이 이 세상을 떠난 아쉬움이 교차하였다.
 
한사람의 죽음을 다루는 언론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이 세상에 와서 동시대를 살다간 사람들의 죽음은 그 사람의 배경, 지위, 역할 등에 따라 다르게 조명된다.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 시절 반공교육속에서 만난 김정일위원장은 뿔달린 도깨비이자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엎고 망나니짓을 하는 모자란 사람이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만난 김정일위원장은 호탕하고 문화를 즐길 줄 아는 나름 멋진 사람으로 재발견 되었다. 그리고 건강악화이후에 언론을 통해 만난 김정일위원장은 세월의 나이를 비켜갈 수 없음을 느끼게 하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다.
 
김정일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12월 20일 경인일보 1면에서는 아주 큰 제목으로 “ 김정일 사망... 北, 김정은 세습하나 ‘라는 타이틀로 연합뉴스를 가져온 관련 기사를 보도하였다.  이른 아침 신문을 펼쳐들면서 참 예의가 없구나 라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우리 남쪽의 사람들이 이해하던 이해하지 못하던간에 그는 북쪽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지도자이다.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의 문제를 함께 머리 맞대고 고민해야 할 파트너가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런 개인이 아니라 국가의 정상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 제목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특히 ‘.. 세습하나‘로 끝맺음 하는 제목에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게다가 제목과 기사내용간의 상관성도 떨어진 내용이었다. 심층보도 내용도 아니고 사설도 아닌 1면 기사에서 연합뉴스 기사를 가져가 쓰면서 내용과는 상관없는 제목을 대서특필한 내용은 언론이라기 보다는 반북단체의 집회 전단지라고 해야 이해가 가는 수준의 기사였다. 참 불편하다. 뭐라고 표현할 길은 없으나 갑작스런 죽음 소식에 미처 아무것도 생각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이 전하는 메시지는 참 예의가 없는 모습이었다. 
 
죽음을 다루는 언론의 예의는 어찌해야 하는지 다시한번 고민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