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주(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세상 살다보면, 실수 할 수 있는 법이다. 실수는 성공의 어머니라 하지 않았나. 많은 사람들이 실수를 통해 성장한다. 우린 그렇게 커왔다. 그러나 이 세상엔 이렇게 순진한 사람들만 있는게 아니다. 별의별 인간과 집단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압권은 조중동이라는 언론이다. 의도적인(!) 실수는 실수가 아니다. 모르고 한 일이 실수지, 알면서 하는 것은 범죄에 가깝다. 

▲ 2009년 12월4일 중앙일보 1면 '파업으로 열차 멈춘 그날 어느 고교생 꿈도 멈췄다' 기사

중앙일보, 2년 전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

중앙일보의 실수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12월4일자 1면에 <파업으로 열차 멈춘 그날 어느 고교생 꿈도 멈췄다>라는 기사가 올려졌다. 제목 참 잘 뽑았다. 파업만 하면 ‘시민불편’을 들이대 왔던 터라 좀 더 구체적인 팩트가 필요했던 차에 서울대를 지망한 어느 고교생이 철도파업으로 인해 면접시간에 늦어 면접이 불허됐다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만한 소재였다. 미디어스 보도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이 기사뿐만 아니라 중앙은 이 기사 뿐 아니라 <“파업으로 멈춘 희준이 꿈 철도가 책임져야”> <파업으로 멈춘 ‘서울대 진학’ … “희준이 대학에 보내자” 각계서 성원 이어져> <철도 파업으로 대학 꿈 멈춘 이희준군 구제 방법 없나요> 등 관련기사를 쏟아내며 ‘파업’ 흠집 내기에 혈안이 돼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2년 뒤, 중앙일보의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결나고, 지난 11월 26일 철도노조의 주장이 담긴 반론보도문을 싣고, 해당 기사를 홈페이지에서 삭제시켰다.

2008년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미국산 쇠고기를 파는 식당에서 자사 기자를 동원해 맛있게 먹고 있는 사진을 보도해 여론의 뭇매를 맞아 ‘사과기사’까지 썼던 중앙일보. 이번엔 사과한마디 없었다.

 

▲ 동아일보 2008년 8월2일 11면

언론의 중립성은 빛좋은 개살구

동아일보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08년 8월 2일 <7년 파업의 '눈물'>이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콜트악기 폐업의 원인이 ‘노동조합의 파업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와 관련해 지난 9월 8일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허위보도’라고 판결을 확정했다. 판결 확정 후 19일자 2면 하단에 눈 크게 뜨고 찾아봐야 할 정도의 크기로 정정보도문이 게재 됐다. 보도된지 3년 가까이 지난 시간이었다. 조선일보는 어떤가. 지율스님 관련 보도와 이승헌 미국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 관련 보도 등이 법원과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정정보도 결정이 난 바 있다.

저들의 악의적인 보도로 피해를 받아야 했던 많은 사람들은 고작 할 수 있는게 언론중재를 신청하거나 법원에 소송을 내는 것 밖에 없다. 이것도 시간이 걸린다. 앞서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의 사례에서 보듯이 길게는 3년이란 시간이 지나간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이미 잊혀진 기사가 돼버린다. 언론사는 정정보도라고 코딱지만 한 기사 한줄 써내면 그만이다. 언론의 생명은 팩트라고? 중립이라고? 웃기고 자빠지는 소리다.

 

▲ 4년 4개월 만에 언론 인터뷰에 등장한 박근혜 의원. 1%만을 위한 정치인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출처:TV 조선 갈무리 화면

종편,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이런 언론사들에게 방송까지 내줬다. 종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종편이 드디어 개국했다. 쓰레기같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또 하나의 쓰레기가 등장했다. 이들이 뉴스로 내보낸게 ‘강호동 고등학교 시절 야쿠자 모임에 참석했다’는 이야기다. 종편채널의 시청률 경쟁은 개인의 사생활 캐기는 기본이고, 보다 자극적인 소재로 점철될 것이 뻔하다. 물론 현재의 지상파에도 그 영향은 미칠 것이 분명하다. 방송, 공적기능은 이미 사라졌다.

이들이 쏟아냈고 또 앞으로 쏟아낼 기사와 방송은 단지, 이 삭막한 매트릭스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 것이다. 나꼼수라는 대항마가 얼마나 버틸지는 미지수다. SNS가 언제 막힐지 모를일이다. 이미 저들의 압박은 이미 시작됐다.

 

갈 길 바쁜, 미디어 운동

현재의 미디어 운동은 실패했다. 종편을 막지도 못했고, 미디어랩 입법은 지지부진이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검열과 통제에 제대로 된 대응 한번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하지 않았나.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요동치는 정치지형에 일희일비 할게 아니라 미디어 운동 그리고 지역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좀 더 철저한 자기성찰과 비젼을 만들어가야 한다. 

배설은 화장실에서나 하는 짓이다. 숲에서 곱게 자라는 나무 잘라 만든 소중한 종이위에 조중동 같은 배설행위는 이제, 끝내야 하지 않겠나. 조중동의 문제는 지구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그런면에서 미디어운동은 지구를 살리는 위대한 운동이다.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맞서자. 쫄지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