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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사회를 위한 언론의 자세

 

성평등 사회를 위한 언론의 자세


이주현(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시작하는 글- 양성평등과 미디어>


 양성평등과 성인지적 사고라는 화두는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기본원칙과 가치에 기반하여 급속도로 진전되었다. 인류보편가치의 실현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공유된 양성평등은 오랫동안 인류의 의식세계를 지배해온 가부장적 사회의 산물과 그에 대한 부당함에서 출발한다. 

  그러한 부당함을 인식해온 지 오래지만 이에 대한 문제제기와 공론화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이유는 물리력을 근간으로 하는 남성우월주의와 가부장적 사회문화에 기반한 역사와 문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서면서 발달한 미디어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효과적으로 지적하고 공론화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미디어는 성불평등적 의식 확산의 주범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문자와 영상을 통해 사람의 의식세계를 지배하는 미디어의 특성은 불편부당한 문제들을 지적하고 극복하는 최상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왜곡된 가치를 확산시키는 부범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성불평등적 의식이다. 이에 대한 심각성과 함께 성불평등 문제에 있어서 대중매체의 영향에 대해 논의가 시작된 것은 60~70년대 미국의 여성주의 운동에 기인한 바가 크다. 여성주의 운동의 결과가 대중매체에 대한 학문적 담론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지만, 대중매체의 영향에 관한 정책적 조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5년 베이징 유엔세계여성회의(1995)라 할 수 있다. 베이징 행동강령(Beijing Platform for Action) 중 ‘부문 J’는 현재의 미디어가 여성의 다양한 역할과 변화하는 세계에 대한 공헌을 정확히,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음으로써 부정적인 여성 이미지를 강화, 유지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더욱이 미디어의 부정적인 영향은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으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오락의 대상으로 삼는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1)

  이와 같은 성평등과 관련된 미디어 정책 및 제도의 변화는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들어서고 있으나 성평등 관련 미디어 정책의 실제 적용과 방송 종사자의 의식변화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제기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성평등한 미디어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미디어에서의 인력구조개선 뿐만 아니라 성차별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서는 미디어의 자기 규제를 통해 성불평등 의식의 양산을 불식시킬 방안을 생각해보고, 나아가 이를 강제할 미디어 수용자들의 태도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성평등 사회를 위한 언론의 자세>


1. 방송의 성불평등 관련 유형별 내용

 2007년 여성가족부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 발간한 보고서에 나타난 성차별 사례의 유형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들로 요약될 수 있다.2)

  첫째, 외모에서의 성차별은 드라마나 연예오락 프로그램 가릴 것 없이 공공연히 묘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외모를 가치의 중심으로 놓는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표현 못지않게 외모를 비하하거나 희화화하는 경우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나아가 외모를 능력이나 성공과 동일시하는 신념을 강화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둘째, 이번 모니터링 작업에서는 연령에 따른 성차별성이 부각되었다. 외모나 역할에서의 고정관념과 더불어 연령은 또 다른 성차별적 요소로서 나이든 출연자가 비중 있는 배역에서 소외되거나 의도적으로 배제되어 있음은 물론이고, 나아가 나이 듦을 비하하거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까지 함부로 훼손하는 경우가 드러났다. 이는 여성과 연령을 함께 표현하는 경우 더욱 심각하게 성차별적으로 묘사되었다.

  셋째, 가장 심각하고 광범위하게 나타난 성차별 유형은 성별 역할 및 지위에 따른 것으로 남성은 여전히 전문적이고 공적인 영역에서 주도적이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여성은 사적이고 가정적인 영역에서 보조적, 지원적, 장식적 역할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여성과 더불어 남성 또한 성차별적 표현과 묘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였다. 성적 대상화나 장식화는 여성에 편중되어 있었지만 외모나 성별 역할 및 지위에 따른 성차별성은 남성을 겨냥한 경우도 많이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성별 역할과 지위에 따른 성차별 사례가 697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외모와 관련한 성차별 사례(320건), 마지막이 연령에 따른 성차별 사례(87건) 순으로 나타났다. 남아선호나 여성의 가사노동을 비하하는 등 가부장제를 조장하거나 강화하는 내용의 성차별 사례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으며 특히, 순종적, 복종적인 여성상을 미화하는 표현도 성차별 사례로 지적되었다.


2. 각 방송사별 성평등 관련 심의기준

  1) OBS

  2004년 12월 31일,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하여 정파된 i-TV 이후 새로 탄생한 경인지역 유일의 민영 방송국으로 “공익적 민영방송”이라는 방송철학을 근거로 태어났다. 개국 전부터 경인지역의 시민사회단체의 지지 속에 태어난 방송국이지만 성인지적 관점에 대한 인식은 타 방송과 별 다를 바 없었다.

  2007년 12월 24일부로 발효된 “방송편성의 일반원칙”에 나타난 성평등 관련 규정은 아래와 같다. 

 

  1. 인권과 인격

(1)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은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2) 개인이나 단체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3) 공익적 목적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프라이버시, 초상권 등 개인의 사생활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4) 인종, 국적, 성별, 직업, 장애 등에 의한 차별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9. 성(性)

(1) 성과 관련되는 문제는 선정적으로 다루어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어서는 안 되며, 품위를 잃지 않게 취급한다.

(2) 불건전한 남녀 관계를 매력적으로 다루거나 긍정적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3) 신체의 과도한 노출을 하지 않으며, 일부를 노출하거나 묘사할 경우에도 외설적이거나 음란한 느낌이 들도록 해서는 안 된다.

(4) 성과 관련된 위생, 질환 문제 등의 표현은 정보 제공 등 필요한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다루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올바른 지식에 근거해 취급한다.

(5) 출연자들의 언어, 동작, 자세, 의상 등이 시청자들에게 성적인 감흥을 유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6) 성적 소수자를 다루는 경우, 인격을 충분히 배려해 인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주의한다.

 

  2) MBC

  방송강령 프로그램 일반기준 10항에 나타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0. 성

(1) 성과 관련된 문제는 선정적으로 다루지 않으며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표현을 피한다.

(2) 신체의 과도한 노출을 피하고, 일부를 노출하거나 묘사할 경우에도 외설적이거나 음란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한다.

(3) 성과 관련된 위생, 질환 문제 등의 표현은 필요한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다룬다.

(4) 프로그램에서 언어, 동작, 의상, 효과 등이 시청자에게 지나치게 성적인 욕구를 유발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3) KBS

5. 인권의 존중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며 개인의 명예를 침해하지 않는다.

또한 방송이 국민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미풍양속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한다.

제11항 : 방송은 혼인의 순결성과 가정생활을 보호해야 하며 이를 손상하는 소재를 긍정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남녀의 성은 평등하게 취급하며 어느 한쪽을 비하하여 다루지 않는다.



2. 신문의 성평등 관련 심의기준

  방송과 달리 신문사에는 성평등 관점에서 별도로 규정된 심의기준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문윤리강령을 통하여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7개 조항에 이르는 윤리강령을 통하여 “사회의 공기, 국민의 기본적 권리, 객관성과 공정성, 고운 언어생활”등의 개념을 통해 성평등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문윤리강령

 

우리 언론인은 자유롭고 책임있는 언론을 실현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자유롭고 책임있는 언론이 민주발전, 민족통일, 문화창달에 크게 기여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신념에 따라 스스로 윤리규범을 준수하고 품위를 지키고자 1957년 4월 7일 「신문윤리강령」을 처음 제정한 바 있다. 이제 그 숭고한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는 정보화 사회의 출현 등 시대변화에 맞춰 새로운 신문윤리강령을 다시 채택한다.

 

제 1 조 언론의 자유 우리 언론인은 언론의 자유가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언론인에게 주어진 으뜸가는 권리라는 신념에서 대내외적인 모든 침해, 압력, 제한으로부터 이 자유를 지킬 것을 다짐한다.

제 2 조 언론의 책임 우리 언론인은 언론이 사회의 공기로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믿는다. 이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도 사회의 건전한 여론 형성, 공공복지의 증진, 문화의 창달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며,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적극적으로 수호할 것을 다짐한다.

제 3 조 언론의 독립 우리 언론인은 언론이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등 외부세력으로부터 독립된 자주성을 갖고 있음을 천명한다. 우리는 어떠한 세력이든 언론에 간섭하거나 부당하게 이용하려 할 때 이를 단호히 거부할 것을 다짐한다.

제 4 조 보도와 평론 우리 언론인은 사실의 전모를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보도할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또한 진실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바르게 평론할 것을 다짐하며,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용함으로써 건전한 여론 형성에 기여할 것을 결의한다.

제 5 조 개인의 명예 존중과 사생활 보호 우리 언론인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고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제 6 조 반론권 존중과 매체접근의 기회 제공 우리 언론인은 언론이 사회의 공기라는 점을 인식하여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특히 독자에게 답변, 반론 및 의견 개진의 기회를 주도록 노력한다.

제 7 조 언론인의 품위 우리 언론인은 높은 긍지와 품위를 갖추어야 한다. 우리는 저속한 언행을 하지 않으며 바르고 고운 언어생활을 이끄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는 개정된 신문윤리강령을 승인, 준칙으로 삼는다.

1996年 4月 8日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1) 신문에 나타난 여성보도

   여성을 주제로 하는 기사에서 무엇을 강조하느냐 하는 것은 해당 매체의 성에 대한 의식을 유추해 낼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다수의 연구들이 밝혀낸 대로 미디어가 보도할 사실을 선택, 강조, 평가하는 과정에서 해당 미디어 조직의 사시, 목표, 이해관계, 이데올로기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여성주의 시각에서 미디어를 분석해온 연구자들은 미디어가 여성문제를 다룰 때도 단편적이고 일회적인 이벤트, 사건․사고 ,개별 주요 행위자, 일탈적 행동을 강조․부각함으로써 여성문제를 왜곡한다고 주장한다. 젠더 평등을 위해선 고정관념, 관행, 전통, 통념을 해체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선 여성문제를 사회구조, 문화, 전통, 가치관의 전후맥락 속에서 이슈로 부각시켜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발의 사건이나 중요 인물의 동정을 보도하는 식으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문에서 나타난 여성관련 보도를 보면, 전체적으로 토픽/이슈/슬로건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인물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는 적었다. 이를 다시 인물, 이벤트, 사건․사고, 작품 범주를 하나로 묶고 이슈와 단체를 하나로 묶어서 보면 그 경향이 뚜렷이 대비될 수 있다. 전자는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여성문제를 비생산적, 탈맥락적으로 다루는 것이므로 부정적 초점으로, 후자는 그 반대로 긍정적 초점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두 범주에 따라 살펴보면 부정적 초점은 50.9%이고 긍정적 초점은 46.5%로 갈라진다. 전체적인 평균은 엇비슷해 보이지만 신문별로 살펴보면 흥미롭게도 신문사간의 차이가 명확히 드러남을 알 수 있다.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중앙일보와 같은 보수적인 미디어는 인물, 이벤트, 사건․사고 중심의 보도 비율이 높은 반면, 문화일보, 한겨레신문, 여성신문과 같이 진보적인 미디어일수록 여성문제를 개인차원이 아닌 이슈 중심적으로 다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되기에 앞서, 동일한 사회현상이 미디어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프레임에 담겨지는 면을 확인할 수 있다.3)


  2) 신문에 나타난 여성의 모습4)

  신문의 사회면에 나타난 일반 형사사건에 관한 일화 형식의 스트레이트성 기사를 중심으로 살핀 여성의 모습은 신문에서 여성을 어떤 관점에서 다루는가, 나아가 신문사의 성평등 인식의 수준을 파악할 수있는 소재가 된다.

 첫 번째 모습은 여성 피해자가 사건의 중심에 있지 않다는 문제 이외에도 사건의 묘사만 있고 사건의 향후 진행성(범인의 처벌, 사건 이후의 피해자들의 정황 등)에 대한 기사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사건 자체를 화제 거리로 여기게 되고 사건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를 끌어낼 수 없다는 한계가 지적될 수있다.

 두 번째로는 신문기사의 ‘용어’사용에 관한 것이었다. 피해자 여성에 대한 용어들이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 시선으로 판단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만신창이” 등과 같은 용어를 통해 남녀 신체차이가 가져온 범죄행위의 특징을 보도하므로 사건의 본질과 해결방안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었다는 점이다.

  세 번째 유형으로는 사건을 희화화하는 면이 강하다는 점이다. 특히 성폭력 사건의 경우 여성들의 나체사진, 신음소리 녹음 등 변태적 행위를 자세히 실어 성폭력이라는 범죄사건은 희석되고 단지 변태적인 행위에만 초점을 맞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피해 여성의 사체에 대한 필요 이상의 세밀한 묘사가 사건 이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건의 적나라한 묘사는 사건 자체를 ‘화제화, 흥미화’하려는 의도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네 번째 유형으로는 여성이 지나치게 범죄행위의 피해자로서 비춰져 언제나 범행대상은 여성이라는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부유층 여성 피해자들을 부각시킴으로 범죄자들을 의적화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형태의 기사가 바로 그런 유형이다.

 다섯 번째로는 성범죄의 선정성을 강조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신문에서 청소년 관련 성범죄가 식상한 여타 성범죄에 비해 훨씬 흥미 있는 뉴스거리가 된다는 점이다. 성문제가 단지 ‘화제꺼리’의 한 부분으로 가볍게 여겨질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또 다른 일을 통해서도 돈을 벌 수 있는데 굳이 이 일을 택한 것으로 보아 성폭력을 당한 뒤에도 여전이 나약한 존재인 여성을 비하하는 기사의 유형이다. 특히 미성년 여성에 대한 신문 기사가 매체의 상업성과 결탁하여 ‘신기성’ 중심으로 다뤄질 수 있다는 문제점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 기사에서 청소년의 비하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3. 각종 심의규정이나 강령의 실효성 문제5)

  언론사의 일반적인 윤리강령이나 심의규정에 대한 신문 방송기자들의 인지도는 차이가 난다. 신문사니 방송사 모두 심의 규정이나 강령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방송 기자의 50%가, 신문 기자의 30% 정도가 이 강령을 실제 읽어본 적은 없다고 대답해, 적지 않은 기자가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충 읽어본 적은 있지만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가를 잘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의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의 경우 이 비율은 50%, 방송은 39%였다. 결과적으로 신문 기자의 80%, 방송 기자의 90% 정도가 신문윤리강령의 내용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내건 사외건 윤리강령이 단순한 선언적 규범이 아니라, 실제 저널리즘 활동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윤리 문제를 심의하는 ‘윤리위원회’와 같은 별도 기구가 필요하다. 중대한 사안에 한정하겠지만 ‘인사위원회’ 등에서도 언론 윤리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윤리위원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정기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근거로 판단하면 방송사의 윤리위원회가 더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면 방송사의 경우도 윤리위원회가 아주 활발한 활동을 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방송 기자 중에서 가장 다수를 차지하는 응답은 윤리위원회가 있으나 활동이 전혀 없었다.

  커뮤니케이션은 신뢰(trust)를 기반으로 한다. 그 신뢰는 진실성에서 출발한다. 언론윤리에는 사회 보편적 가치가 포함되어 있지만, 직업윤리로서의 언론윤리의 핵심은 신뢰성이다. 언론의 자유, 이해 충돌 등 언론윤리의 중요한 덕목들은 궁극적으로 진실성과 이를 통한 신뢰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언론윤리가 궁극적으로는 언론인의 행위에 대한 규범이지만, 이에 대한 준수 문제를 개개인의 태도와 양식에만 맡겨 둘 수 없다. 언론인들이 기본적으로 윤리 규범의 내용을 인지하고 내면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과 일탈에 대한 지적과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따라서 언론윤리를 언론윤리 시스템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윤리적 예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윤리강령, 윤리위원회, 심의 위원회 등과 같은 규제 제도의 활성화와 함께, 윤리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 소개하지 않았지만 대화의 빈도와 윤리 교육 경험과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대학에서 윤리 강의 이수’ ‘입사 후 윤리 교육’ ‘언론학 관련 학과 전공’의 세 요소에서 경험자 그룹의 대화 빈도가 각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입사 후 윤리 교육’ 여부는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 결과를 근거로 윤리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기자의 윤리적 예민성이 높다는 주장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에서 기자들이 윤리 교육을 받은 경험은 많지 않았다. 이 문제는 사회공동체, 언론사 및 전문직 집단 차원에서 각각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리 규제 제도는 법적인 성격의 규제뿐만 아니라 자율 규제나 언론사 내부의 규제도 언론인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 따라서 무조건 ‘강화’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가장 안정되며 시급한 방법은 체계적인 윤리 교육을 통해 윤리적 예민성을 높이는 일이다. 아직도 많은 기자들은 언론윤리가 실천의 문제이며, 지식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지식이 없는 실천은 불가능하다.

  신문윤리강령이나 개별 언론사 윤리강령에 대한 정비 작업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직 윤리강령이 없는 신문사는 윤리강령 제정 작업을 해야 하며, 있다고 하더라도 그 동안의 경험과 변화된 언론 상황에 맞는 강령을 위한 개정 작업이 필요하다. 윤리강령은 독자와 시청자, 사회에 대한 약속이라는 점에서 지향성, 체계성, 포괄성, 타당성 등의 측면에서 면밀한 검토를 거쳐서 만들어져야 한다. 윤리강령 제정과 개정은 결과물로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 윤리강령의 제‧개정을 위한 논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주목을 유도하고, 그 동안 간과된 윤리적 이슈를 재발견할 수 있게 한다.


4. 대안

  1) 방송의 여성인력 확충

 방송사의 인력채용은 개별 방송사의 사업영역이긴 하지만, 능력 있는 여자들이 차별 없이 입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송에서 여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존 방송에서 차별적 프로그램의 시정을 요구하는 것, 간접적 방식이라면 여성제작자를 늘리고 여성프로그램 편성시간대를 확보하거나 여성전용 채널을 제도화하는 것은 직접적 차별 해소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2) 제반 법령의 개정 및 삽입을 통한 방법

현재 나와 있는 방송 규정이나 강령 등을 봤을 때 너무나도 미흡한 점이 많다. 다양성, 인권, 인명, 공개금지, 성규범, 편견 등에 대한 일반적 제한사항 속에 성별이나 부녀자를 추가해 놓은 정도다. 규정자체가 포괄적인 데다가 여성차별이나 묘사 문제만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서 성차별 해소에 있어서 실효성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3) 성차별적 내용을 비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미디어 교육 제도화

독자기고란이나 옴브즈만 제도, 시청자의 직접 참여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해 성인지적 관점을 반영할 수도 있고, 언론사 자체 내에서 성인지적 관점의 프로그램이나 기사를 기호기하여 보도할 필요가 있다.



<성평등 사회를 위한 미디어 수용자의 역할>


1. 성평등 관점에서 정한 기관 및 단체의 심의규정

  1) 한국 여성민우회

 한국여성민우회에서는 1998년 미디어운동본부 발족을 통해 본격적인 미디어운동을 시작했으며 푸른미디어상 제정 및 각종 정책 포럼과 방송모니터 활동를 통해 성평등 관점에서 미디어 바로보기를 실천하고 있다.

 

성평등적 관점의 방송심의 가이드라인1)

 

1. 성역할 왜곡

① 방송은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다루지 않는다.

가. 남존여비, 남아선호, 여성비하, 가부장제를 강화시키는 내용

나. 순결의 주체를 여성으로만 국한시키는 내용

다. 가사노동을 평가절하하거나 전업주부를 과소평가하는 내용

라. 사회적 직업을 가진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내용

마. 사회적 직업과 권력을 가지지 못한 남성을 무시하거나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내용

바. 여성을 남성의 단순보조나 부속물로 취급하는 내용 혹은 그렇게 보이도록 하는 내용

② 방송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부각시키지 않는다.

특히 여성을 단지 남성을 유혹하거나 성적인 자극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로만, 또는 단순히 시청자의 눈요기감으로만 출연시키지 않는다.

③ 방송은 프로그램 내에서 남녀진행자 및 남녀출연자, 인터뷰 대상자의 역할 및 성비의 균형을 기하기 위해 노력한다.

2. 외모차별

ⓛ 방송은 출연자의 외모를 미화시켜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지 않는다.

② 방송은 출연자의 외모를 조롱 또는 혐오의 대상으로 삼거나 그와 관련된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3. 성폭력/성희롱

① 방송은 여성에 대한 폭력, 성희롱, 성폭력을 긍정적으로 묘사하지 않으며, 부득이하게 이를 묘사할 때에는 피해자의 인권을 반드시 고려한다.

② 방송은 프로그램내에서 출연자 및 시청자를 성희롱하는 행위 및 언어를 포함하지 않는다.

4. 가족의 다양성 훼손

① 방송은 독신, 한부모, 이혼가족, 재혼가족, 동성가족, 입양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고, 특정한 가족의 형태를 부정적으로 그리거나 이에 대해 부정적인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② 방송은 부부간의 관계를 묘사할 때, 한 쪽이 일방적으로 다른 한 쪽에게 복종하는 모습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5. 성차별적 언어

① 방송진행자나 출연자들은 방송에서 특정 계층, 인종, 성별, 지역을 비하하거나 차별하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② 방송은 미망인, 미스, 올드미스, 여사, 과부, 여류, 출가외인 등 가부장적이거나 성차별적인 단어(혹은 어휘, 혹은 표현)를 사용하지 않는다.


  2) 여성가족부의 남녀평등문화 확산을 위한 방송심의용 가이드 라인6)

▲ 원칙

1. 고정관념의 탈피

미디어에서 여성과 남성의 묘사는 그들의 실제 사회적, 직업적, 성취와 공헌, 관심과 활동에 필적하고 그것을 반영해야 한다.

2. 다양성의 추구

여성과 남성의 시각과 가치관 차이, 또한 동일한 성 안에서의 다양한 시각과 가치관 그리고 모습을 제시해주는 것이 텔레비젼의 책임이다.

3. 현실의 정확한 전달과 대안의 제시

드라마에서는 더욱 평등하고 민주적인 남녀관계를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러한 대안적인 남녀관계가 가능하다고 설득시킬 수 있다. 도한 보도 프로그램에서도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보도하고 여성에 관련된 기사를 많이 내보내서 여성의 사회활동의 긍정적인 점을 강조해야 한다. 인터뷰 및 초점보도 대상에 더욱 많은 여성을 채택하고 많은 여성 전문가를 활용하여 여성이 동등하게 참여하고 능력을 발휘하는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4. 성차별적 언어 및 여성에 대한 폭력성의 탈피

“여자가...”, “여자 주제에...”, “여편네”, “암탉이 물면...”, 등의 적나라한 성차별적 표현을 삼가는 것은 물론이고 굳이 성을 밝힐 v;lfdy가 없는 데에 “여류 ooo", "여성 ooo" 같이 성을 지시하는 말 대신 좀더 중립적인 표현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여성 개개인을 고유하고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우하는 표현이 필요하다.

▲ 이러한 기본 원칙 아래 오락과 보도프로그램으로 나누어 구체적인 심의 원칙과 조항 및 사례를 명시하였다.  

 


  3) 한국방송통신위원회7)

 

제5절 소재 및 표현기법

제35조(성표현) ① 방송은 부도덕하거나 건전치 못한 남녀관계를 주된 내용으로 다루어서는 아니되며, 내용전개상 불가피한 경우에도 그 표현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② 방송은 성과 관련된 내용을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묘사하여서는 아니되며 성을 상품화하는 표현을 하여서도 아니된다.

  ③ 방송은 성과 관련한 다음의 각호의 내용을 방송하여서는 아니된다. 단 내용전개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

  1. 기성․괴성을 수반한 과도한 음란성 음향 및 지나친 성적 율동등을 포함한 원색적이고 직접적인 성애장면

  2. 성도착․혼음․근친상간․사체강간․시신앞에서의 성행위와 변태적 형태의 과도한 정사장면

  3. 유아를 포함한 남녀 성기 및 음모의 노출이나 성기 애무 장면

  4. 폭력적인 행위 및 언어를 동반한 강간․윤간․성폭행 등의 묘사장면

  5. 어린이․청소년을 성폭력․유희의 대상으로 한 묘사장면

  6. 위 각호에 준하는 사항의 구체적 묘사


  4) 양성평등 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정부기관의 계획

  ▲ 2008년도 시행계획

  [여성부]

  . 대중매체 성차별 모니터요원 교육용 교재 개발

  . 남녀평등상 시상

    - 차별 개선, 평등 문화 확산 등에 기여한 방송프로그램 발굴 및 격려

    - 우수 방송프로그램 홍보를 통해 국민의 양성평등 의식 개선에 기여

  [문화체육관광부]

  . 미디어사업자 및 제작자 교육용 온라인 프로그램 개발

    - 양성평등 교육용 사이버교육콘텐츠 신규 개발

  . 미디어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

    - 양성평등 여성정책 과정 신규 개발 운영

  ▲ 연도별 추진 계획(2008~2012)

  [여성부]

  . TV프로그램, 인터넷, 신문 등 대중 매체별 성차별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 실시     및 전문가 교육기관과 연계하여 대중매체 관련자(모니터요원 등) 대상 교육 및     워크숍 추진(2009년~ )

  . 미디어 정책 연구 및 양성평등한 컴니케이션 연구 지원(2010년~ )

  . 미디어 사업자 및 제작자 교육용 온라인 프로그램 개발(2011년~ )

  [문화체육관광부]

  . 미디어 사업자 및 제작자 교육용 온라인 프로그램 개발

    - 양성평등 교육용 사이버 교육 콘텐츠 신규 및 업그레이드 개발 지속

  . 미디어 양성평등 문화확산을 위한 교육과정의 개발 및 운영(연간 1,500명 규모      의 여성 방송인력 개발)


2. 미디어 바로보기- 불신의 정지(suspension of disbelief)를 해소하라!

  미디어를 바로 본다는 것은 미디어의 속성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더구나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는 경쟁체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없는 언론의 환경이기에 더더욱 그리하다. 미디어를 통해 축척된 내용들이 걸러지지 않은 채 그대로 가치관으로 자리 잡는 데부터 문제는 발생한다. 미디어에 나타난 현상과 내용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그래서 필요하다.

  이러한 미디어의 속성을 교과서적 표현으로 ‘불신의 정지'(suspension of disbelief)라고 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사실이 아니라는 원칙적인 불신을 갖고 있으면서도 숨 가쁘게 전개되는 줄거리에 압도, 그 불신이 정지되고 만다. 사실로 착각을 한다는 것이다. '이래도 울지 않을래’라는 차원의 의도로 각색되고 연출된 내용에 울고 웃고 하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연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문제는 그렇게 울고 웃는 사이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 잡는 의식들, 그 의식들에 대한 성찰, 그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그에 대한 가치 판단은 미디어 수용자의 권리(주권)를 위한 첫걸음이다.

  연출된 모습들 속에서 형성된 의식은 ‘허위의식’이다. 그 허위의식을 통해 소위 ‘스타’들이 양산된다. 물론 스타들의 피 나는 노력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문제는 그들을 상품화 시키고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 즉 방송국의 역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드라마에서 스타는 성공의 잣대다. 그래서 이미 만들어진 스타를 기용하거나 드라마를 통해 스타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스타들에게 우리는 열광한다. 그리고 그 스타들은 미디어사업에 유용한 수익구조를 창출한다. 그런 자본의 순환구조 속에서 수익창출을 위한 도구(수단)로 우리의 역할이 끝난다면 이는 전파라는 공공재를 수익창출이라는 자본의 도구로 낭비하는 꼴이다.    

  드라마에서 ‘불신의 정지’는 신문이라는 매체에도 적용된다. 신문의 기사는 ‘하나의 사실’로 그치지 않는다. 거기에는 사주와 언론사의 편집의도가 뒤섞여 있다. 그러나 엄청난 줄거리와 논리에 압도, 그 자체를 진실로 받아드리는 현상이다. 진실로 받아드린다는 것은 기사가 하나의 가치로 자리를 잡는다는 뜻이다. 명백한 여론 왜곡이 그대로 독자들에게 파고들어 하나의 가치로 자리 잡게 되고 멀쩡한 이가 이른바 ‘얼간이’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의 미디어 환경은 아쉽게도 ‘불신의 정지’를 하면서 맘 편히 읽고 시청하기엔 아직 이르다. 그리하여 ‘불신의 정지를 해제하라’는 명제는 미디어 수용자들의 주권과 권리를 위해 초보적이면서 아주 중요한 명제가 된다. 그래야만 방송과 신문사의 편집의도를 읽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두 학자의 주장은 두고두고 곱씹어야 할 내용이다.

  “지배 계급에 속한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지배계층의 이념을 생산, 전파하는 선전도구일 수밖에 없으며 다양한 여과장치를 통해 의도적으로 뉴스를 걸러낸다”(촘스키,1988).

  “뉴스란 지배계급의 이해관계를 지지하기 위해 그들의 중심적인 가치에 맞춰서 재구성된다”(머덕,1989).


2. 일반시민의 모니터링 활성화  

  성평등문화의 확산을 위한 일반시민의 참여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2007년 여성가족부의 연구보고서에서 일반시민 자원활동가에 대한 심층 인터뷰 결과, 다음과 같은 제안점들이 제시되었다.

  첫째, 일반시민 모니터링 자원활동가 모집 시, 홍보영역의 강화를 통한 접근성 확대, 즉 시군구 홈페이지 게재, 포털 사이트 연계 검색서비스 강화, 모니터링 사업수행기관과의 연계 강화, 미디어 성차별적 환경개선을 위한 공익광고 제작 및 활용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될 수 있다.

  둘째, 자원활동가에 의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원활한 모니터링 수행을 위해서는 많은 수의 모니터 요원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참여 동기와 사명감을 불러 일으켜 줄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예컨대, ① ‘다시보기’와 같은 기능 활용을 위한 최소한의 경비지원, ② 매년 개최되는 여성주간행상 등에 ‘대중매체 모니터링 우수사례 경진대회’와 같은 이벤트의 상설화 및 우수 활동가 포상 및 시상, ③ 시청자 비평과 같은 TV프로그램의 ‘시청자 활약상에 대한 소개’와 ‘모니터링 결과가 프로그램 제작에 미치는 영향력’을 홍보하는 것 등 모니터링 참여에 따른 자원활동가의 효능감을 심어 줄 수 있는 방안들이 있겠다.

  셋째, 모니터링 사이버 카페 운영의 활성화 및 장점의 적극 활용, 예컨대,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사이버 공간 이용률 및 효과적인 피드백을 위한 지역별 사이버 전문관리자 지정과 지역별 소모임 활성화를 통해 회원 상호간의 교류 증진을 도모할 필요가 있겠다.

  넷째, 미디어에서의 성차별성의 개선은 남녀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남성의 적극적 참여와 모니터링 자원활동가의 저변을 확보해 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참여 가능성이 높은 대학생, 공무원, 교사들에 대한 적극적 홍보와 참여 기회를 넓혀 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다섯째, 자원활동가에 대한 사후관리가 체계화될 필요가 있다. 우수자원활동가들은 전문요원으로 양성시키고, 보다 많은 아마추어 시민활동가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 우수활동가는 사이버 책임자로 활용하고, ‘시민모니터링 데이터베이스 구축’, ‘지역별 성평등 미디어 순회교육 제공’, ‘여성민우회 등과 연계하여 전문 모니터링 요원으로의 육성’, ‘수료증 및 자격제도 도입’ 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섯째, 성차별사례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대중매체의 성차별적 대표사례를 발굴하여 연말에 ‘올해의 성차별 모니터링 사례’ 발표 및 홍보, 최우수 시민모니터 선정과 장관표창 등의 항시적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시민 모니터링 활동인구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일이 필요하겠다.8)



<나오는 글>


 성평등 사회라는 화두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글로벌 보편적 가치로 자리 잡았다. 이를 위한 미디어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오히려 미디어를 통해 성불평등 의식이 확산되고 대중 속에 가치로 자리 잡는 현실은 왜곡된 미디어의 오류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언론사의 자정 노력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동시에 미디어 수용자 자신들의 미디어 바로보기를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미디어 바로보기는 미디어의 속성을 연구하고 그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전문화된 시민단체의 영역에 그동안 많이 기대어 왔다. 이러한 문제제기가 일반화되기 위한 교육과 홍보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제도와 기법을 연구하고 문제 제기를 통해 미디어가 성불평등적 관점을 불식시키고 성평등적 관점을 확산시키도록 해야 한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 사회갈등 가운데 가장 큰 원천의 하나로 남녀간 갈등을 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남성과 여성이 사회발전을 위한 책임을 동등하게 나누어 앞으로 맞이하게 될 고도의 지식사회에서의 역할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 위 발제문은 2008년 11월 18일, 경기도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수원YWCA주관), '양성평등과 미디어 바로보기' 미디어 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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