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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언론에 시비걸다

SBS 최후의 권력-7인의 빅맨

김수람(경기민언련 사무국장)

 

정봉주, 손수조, 정은혜, 금태섭, 차명진, 박형준, 천호선.

공항에서 얼굴을 보는 순간 돌아서려 했다는 정봉주 전 의원의 말처럼 이름만 놓고 봐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7인이 코카서스 산맥을 종주한다. SBS권력 대탐사 프로젝트 '최후의 권력(5부작)'이 시작됐다. 이들이 함께 있는걸 보는 사람들 조차 민망해할 만큼 정치판에서 서로에게 앙금이 남아있는 사이다.

   

7인의 정치인은 ‘우리 시대 권력이란 무엇인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의 답을 찾아보자는 제작진의 취지에 동의하며 험난한 여정을 함께하기로 한다. 이들은 제작진이 애초에 만들어둔 ‘빅맨’ 제도를 받아들이고 ‘권력’이란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는다.

 

화면은 아프리카 부르키나피소의 티벨레 부족의 마을에 존재하고 있는 지도자 '빅맨'을 보여준다. 빅맨은 추수감사제에서 춤추는 부족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주하며 복을 기원해줄 뿐 모두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도 빅맨은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 마을의 땅은 모두 빅맨의 것이지만 빅맨은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는다.

 

마을 주민들은 하나같이 빅맨이 자신들을 위해 일하는 바쁜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제작진은 마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놓는 지도자가 빅맨임을 보여준다. 

 

 

일곱명은 날마다 돌아가면서 빅맨을 해보기로 하며 '빅맨제' 여정은 시작된다.

미션을 완수해야 저녁밥을 준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감을 드러내며 빅맨을 자천한 금태섭. 만장일치로 빅맨 완장을 찬다. 시간안에 목적지로 팀원들을 이끌어야 하는 미션에서 난관에 봉착하자 빅맨의 자리를 포기하는 대신 2명의 선봉대를 뽑아 험준한 길을 안내할 것을 제안하며 그의 권위를 다한다.

 

자유방임 빅맨의 모습을 보여준 차명진을 향한 혹독한 평가, 여성이기에 배려를 받았으나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피해를 가져온 빅맨 정은혜. 빅맨의 성향에 따라 빅맨의 리더십은 달라지고 이를 따르는 팀원들은 자신도 언젠가는 빅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하나하나 주시하며 냉철하게 평가한다. 

 

정봉주와 차명진은 서로를 저격하기에만 혈안이 되었던 사이다. 그러나 고소공포증으로 길을 잃은 정봉주를 찾기 위해 정상을 뒤로한채 다시 돌아간 차명진. 둘의 만남 속에 깔려있을 어색함을 눌러두고 서로의 별명을 부르며 얼싸안는 모습은 시청자의 관심을 불러왔다. 정봉주는 “이사람이 참 인간성이 훌륭하지 못한 뒤에서 칼꽂는 이런 사람인줄 알았더니 이번에 절벽에 매달렸을 때 구하려고 뛰어내려 오더라고. 그 때 명진이 껴안고 5년간의 오해를 한 번에 날려버렸지.”라고 인터뷰한다.

 

오랜시간을 미워했던 사람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온 모습을 보고 몇분 안되는 시간만에 싹 사그러질 수 있는 인간의 알다가도 모를 감정. 정치권에 입문하며 겪었던 아픔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리는 지루한 장면부터 '당선 안될 거 알았죠?'하는 차마 하기 어려운 질문들까지. 7인의 빅맨은 끝이 났지만 이들이 정치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남은 3부작의 권력은 어떤 것들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