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4일(토) 민중총궐기가 있었다. 각 단위별로 진행된 사전 집회 후 모든 이들은 신고된 길을 따라 광화문으로 모여들었다. 그곳에서 그들을 반긴 것은 이중으로 가로막혀 있는 버스 차벽. 경찰은 이미 위헌 판정이 나온 차벽을 다시 들고 나왔다. 얼마 후 해산명령과 집회참석인원을 향한 캡사이신 물대포를 포함한 진압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수많은 이가 다쳤고, 지금도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백모 씨는 생사의 기로에서 힘겹게 사투 중이다.

 

15만 명(주최 측 추산)이라는 인파가 한자리에 모여 11개의 요구사안을 외치는 자리였건만 경기지역 신문들은 월요일 2개의 언론사만이 짧은 단신과 사진기사로 소식을 알리고 있을 뿐이었다. 15만 명이 모여 어떤 목소리를 냈는지에 대한 언급도 없었고, 당일 사건으로 인해 죽어가는 한 생명에 대한 언급도 부족했다.

그리고 경기일보는 화요일 사설 <불법·폭력 시위는 이유없이 엄단해야>을 통해 14일 민중총궐기에 대한 입장을 전하고 있다. 사설의 내용은 이미 제목 속에 다 드러냈다. ‘불법폭력시위’. 이날 모인 15만 명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됐다. 사설은 이러한 시각을 통해 이날 진행된 경찰의 진압을 정당화하고, 당일 집회참석자를 폭력세력으로 내몰고 있다.

 

경기일보는 이날 사설 말미에 이렇게 적고 있다. “그날 시위대를 향해 행했던 경찰의 대응 자체에는 어떤 과잉도 없었다. 오히려 무기력했고 되레 한심했다. 국정 조사 대상은 과잉 진압이 아니라 과소 진압이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을 구하기 위하는 이에게도 물대포를 쏘고, 응급차에 환자를 실고 있는 중에도 물대포를 쏘는 것이 과소집압인가?

경기일보의 눈에는 부서진 경찰버스만 보이고, 죽어가는 생명은 보이지 않는가 보다. 그날 경찰은 차벽을 세우고, 물대포를 직사로 쏘고, 사람들의 얼굴과 눈에 최루액을 뿌리고, 방패로 찍고 차고 때렸다. 심지어 사람들을 광화문역사에 한동안 감금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부족했는지 궁금하다.

 

15만 명 중 일부의 모습이 폭력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전체인원으로 볼 때 극히 일부분이며, 전체화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또한 생명을 지켜야하는 공권력이 오히려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언론의 소명은 공정한 정보전달을 통한 모든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다. 우리에게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관보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