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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자료/火나는 뉴스

민주화 1세대의 시대역행

민주화 1세대의 시대역행

민진영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 인천일보 6/25 기고문

 
지난 19일 이명박 대통령은 6월10일 진행된 '100만 촛불대행진'을 보며 민주화 1세대로 잘못된 국정 운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임기 4개월이 되기도 전에 국민 앞에 두 번이나 고개를 숙여 사과했지만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6월10일 이명박 정부는 광화문에 컨테이너 박스로 일명 '명박산성'을 쌓으며 국민과의 소통을 포기했다.
또 한 국민과 소통할 수 있고 여론을 확인 할 수 있는 방송을 자신의 측근으로 장악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장에 자신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친구이자 정치적 스승이라는 최시중씨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방송 장악을 진행하고 있다.
YTN에 구본홍씨, 아리랑 국제방송에 정국록씨, 스카이라이프에 이몽룡씨, 한국언론재단 최규철씨를 사장으로 임명하려고 한다.
이들은 '이명박 캠프의 방송 혹은 언론특보'였다. 이미 특보 출신 양휘부씨는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으로 임명되었고 KBS 사장으로 거론되는 김인규씨 역시 이명박 캠프 출신이다.
또한 교육방송 사장으로는 지난 선거 때 공천에서 탈락한 한나라당 이재웅 전 의원이 후보로 후보에 오르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을 빠른 시간에 되찾기 위함인가?

공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방송사 사장을 자신들의 측근으로 임명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인터넷 여론까지 자신들의 입맛에 맞도록 길들이려고 하고 있다.
지난 16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한나라당 김성훈 디지털정당위원장이 인터넷 사이드 카 즉 여론민감도 체크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부가 여론을 감시하고 직접 통제하겠다는 명백한 여론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17 일 이명박 대통령은 OECD 장관회의에서 "인터넷의 힘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서 인터넷 실명제 찬성 의견이 나왔고 19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인터넷 실명제 확대 방침을 발표했다. 이후 경찰청 인터넷 정보 분석 전담팀 신설 검토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촛불집회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 토론하며 함께 즐기는 새로운 집회 문화를 정착시켰다.

50여일 가까이 촛불이 꺼지지 않고 지속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인터넷 생중계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활발한 토론문화였다.
자신과 다름을 인정하고 민주적인 합의 절차를 스스로 만들어 냈던 새로운 민주주의적 토론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
한나라당과 이 정부만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정부의 인터넷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주성영 의원이 대변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지난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어 허위 정보를 양산하고 유포하고 퍼 나르고, 사회를 왜곡시키는 사람들이 다 문제 있는 사람들 아니냐"고 주장했다.
명박산성으로 부족해 인터넷마저 소통을 단절하고 쌍방향 소통이 아닌 자신들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알리려는 시각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일이다. 자신이 민주주의 1세대라 표현했던 이명박 대통령을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다.  촛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