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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자료/火나는 뉴스

촛불은 없고 결과만 난무하는 지역언론

촛불은 없고 결과만 난무하는 지역언론

이주현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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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100일을 맞이하여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실용이라는 가치를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정말 컸습니다. 그 기대가 바로 530만 표 차이라는 압도적 지지를 통한 당선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현재의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우선 취임 초 70% 가까운 지지율이 현재는 취임 100일 만에 20%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어떤 매체에서는 17%대의 지지율로 나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대통령 가운데 처음 있는 일이며,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현상입니다.

경기지역 언론에서도 취임 100일을 맞이한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쓴 소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MB 취임 100일, 축배대신 반성문”, “쇠고기 재협상부터..국정쇄신 서둘러야” 등이 주요 타이틀 이였습니다. 지역언론들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는 대단했습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한 “수도권 규제 해소”와 “균형발전에 대한 재검토” 등이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규제 해소에 대한 기대나 성과 등에 대한 평가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규제 해소와 개발 욕구에 대한 기대 심리를 전반적인 흔들어 놓은 것입니다. 국민적인 신뢰를 잃은 정부의 정책은  추진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지지율 하락과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현상은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과 정부와 청와대 각료 인선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만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5월 초, 서울 청계광장에서 중고생들이 중심이 되어 열린, 촛불시위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지난 4월 중순, 이명박 대통령 미국 순방 중 체결된 “미국 소고기 협상”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중고생들의 촛불시위로 촉발된 것입니다.

이 촛불 시위는 걷잡을 수없이 타올라 현재는 27회를 맞이하게 되었고, 전국의 주요도시를 비롯하여 중소도시에서도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영어 몰입교육과 경부대운하, 학교자율화조치, 공공부문의 민영화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미국 소고기 협상 체결과 정부의 고시 강행”을 계기로 국민적인 분노가 폭발한 셈입니다. 이러한 촛불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20% 내외로 주저 앉혔을 뿐 아니라, 요지부동이던 미 정부와 축산업자들을 움직여, 소고기 월령표시와 검역주권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기도 했습니다. 재협상에 대하여 난색을 표시하던 한나라당은 야 3당과 공조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소고기 정국을 이끈 것은 시민들의 촛불이었습니다만, 정작 경기지역 언론에서는 촛불은 없었습니다. 미국 소고기 전면 개방으로 인한 국내 축산업자와 농가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발 빠르게 보도했지만, 소고기 전면 개방으로 인한 광우병 공포에 대해서는 소극적이거나 아예 다루질 않았습니다. 네티즌들의 문제 제기에 대하여 “광우병 괴담”이라는 정부 측의 주장을 그대로 담아내기에 바빴습니다. 일부 지역 내 촛불시위에 대한 보도가 있었지만 정국을 파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지면이었고 이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습니다.

이번 촛불문화제로 나타난 시민들의 촛불시위는 여러 가지 면에서 기존의 시위문화와 다른 특이한 모습들이 나타났습니다. 그 가운데 2.0세대의 등장이 단연 돋보입니다. 이들은 기성세대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 이른바 조·중·동으로 부터 완벽하게 분리된 독자적인 미디어체제를 가진 세대였습니다.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소통구조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문제제기를 하면서 새로운 민주주의의 동력으로 등장한 것입니다. 이번 촛불시위는 이들이 주도했습니다. 기성 언론에 대한 강한 불신이 드러난 셈입니다.     

언론의 생명은 신뢰입니다. 촛불은 보이지 않고 촛불로 인한 파동과 결과만 난무하는 언론의 모습은 독자들이나 시청자들로부터 불신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독자나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는 언론을 기대해봅니다.

<경기방송, KFM 99.9 옴부즈맨라디오, 6/8 오전 8시30분 방송분>